한결 성숙해져 가는 커피인문학의 정체성 주도하는 유니크한 커피 그룹 ‘아마츄어작업실’
한결 성숙해져 가는 커피인문학의 정체성 주도하는 유니크한 커피 그룹 ‘아마츄어작업실’
  • 오상헌 기자
  • 승인 2020.03.1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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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의 경험으로 이룬 3개의 공간, 트렌드 추종보다 한국 고유의 커피문화 주춧돌 쌓고 싶다”
아마츄어작업실 김경민 대표
아마츄어작업실 김경민 대표

지난해 기준으로 6조 8천억 원을 넘어 아시아 2위를 달성한 한국 커피 시장은 커피의 양과 매장수로 승부하는 프랜차이즈 업계와 머신, 드립으로 양분되는 커피 추출법 중심의 지역 오너카페들이 성업하며 연평균 5천억 원 씩 증가해 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4년 전부터 커피를 통한 공간문화, 프로젝트, 인문학의 성장에 중점을 두고 ‘고종의 가배’ 이래 한국 커피학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집단인 아마츄어작업실의 김경민 대표는, 이제 바리스타 외에도 커피 인문학자가 등장할 때가 되었다고 전한다. 커피에 기술보다는 학술적으로 접근하고, 트렌디한 과시욕보다 이용자들이 사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카페를 창업하며 바리스타의 관점보다는 인문학도로서 접근해 커피의 매력을 더 널리 알리고자 하는 김 대표의 커피철학을 소개한다. 

바리스타의 기술적인 머신추출보다 인문학도들의 사유와 커피학이 있는 작업실 추구
해외유학파이자 귀국 후 경영컨설팅 분야에 종사했으며, 드립커피의 유행을 이끈 스페셜티 커피, 브루잉 커피 등의 매력에 빠져 커피문화사업가로 전향한 아마츄어작업실의 김경민 대표는 작년 10월 통산 4번째 창작작업인 본점의 청계천 매장 이전을 마쳤다. 커피의 맛만큼이나 커피가 있는 공간, 커피로 향유할 수 있는 문화에 애정이 컸던 김 대표는 2016년 가을, 종로 한옥마을 익선동에 테마와 디자인이 있는 카페인 아마츄어작업실 직영 1호를 오픈했다고 한다. ‘힙스터’보다 ‘사유’를 추구하며 커피와 공간을 결합하되 모든 매장에 콘셉트·디자인·아이디어를 반영한 김 대표는 2년 후 종로 5가에 외딴 섬을 콘셉트로 일본 가옥을 리폼해 만든 2호 매장 오제도의 문을 열었다. 매장 운영과 창업컨설팅을 겸한 노하우로 2019년 3월 구여관 지하다방 공간에 3호 매장인 카페시집을 미아동에 연 김 대표의 새로운 테마는 시집과 시인이었다. 이렇게 모든 매장에 각기 뚜렷한 이미지를 부여한 데 이어, 1호 본점이 젠트리피케이션에 빠지지 않도록 작가의 공간이라는 4번째 테마를 정해 청계천으로 이전한 김 대표는 ‘커피 인문학’을 더욱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커피를 음료가 아닌 예술의 한 조류라 하며, 카페는 창작자들의 요람이자 테마가 있는 창업을 준비하는 터전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개인카페의 정체성이 강해지는 지금, 확고한 컨설팅과 뒷골목 상권으로 외부 인프라를 모으는 것은 대형 프랜차이즈가 할 수 없는 개인카페만의 장점이다. 공간을 찾으면 거기에 맞는 스토리를 잡고, 이후 주제어를 넣어 매장을 꾸미는 김 대표는 2,3호인 오제도와 카페시집을 번외편으로 운영하며 앞으로도 ‘아마츄어작업실’을 차근차근 추가해 갈 것이라고 한다. 

대학원에서 커피 전공하며 음료 이전에 예술로 다가오는 커피애호가들의 공간을 꾸미다
문학, 미술, 사진, 경영에 조예가 깊은 김 대표는 창작 경험이 많아 신진아티스트들에게 전시장소를 제공하고 MD제작, 플리마켓을 협업한다. 그 외에도 과거 커피를 매개로 살롱다방에 모인 것처럼 커피를 통한 사교문화와 창작을 병행하는 바리스타를 위한 독립창업 서포트 등으로 판매를 초월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김 대표는 아마츄어작업실의 슬로건인 “인문학을 팝니다”의 진정한 의미는 레트로 감성보다 미니멀리즘과 본질 찾기에 가깝다고 한다. 그래서 모든 매장에서는 커피머신으로 에스프레소를 뽑거나 푸어 오버 등을 하는 챔피언십 방식의 커피 대신, 강배전 스타일로 브루잉하는 하이엔드 커피원두 8종으로 제조한 커피를 고객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커피 창업자들은 세계 각국의 원두 마스터가 되었으며 고종황제가 티푸드에 곁들이며 좋아하던 와플 기계는 아직도 제조가 가능할 정도로 잘 보존되어 있는데, 현실은 정작 드립과 브루잉 도구들의 8할을 유럽과 일본에서 수입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김 대표는 국내 최초이자 세계 최초로 대학원에 개설된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 커피학과에 입학해 김성헌 교수, 박영순 교수를 사사하며 커피와 결합된 인문학 분야를 폭넓게 공부하는 중이다. 김 대표는 언젠가 한국커피를 콘셉트로 한 커피를 만들고, 우리 기술로 만든 커피여과지와 도구로 추출한 커피를 선보이는 것이 꿈이다. 소박하고 느림을 지향하지만 책과 영화와 음악과 공연, 미술이 있는 카페, 그리고 인문학적 가치로 카페에 문화시장이라는 의미를 더해 주는 커피세상, 그것이 바로 김 대표가 지향하는 커피 ‘아마츄어작업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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