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마주하는 용기와 희망,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다
삶을 마주하는 용기와 희망,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다
  • 임세정 기자
  • 승인 2020.02.11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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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사 송엽 보살
불타사 송엽 보살

복잡하게 돌아가는 일상에 치이다 보면 사람들의 마음에는 부딪히고 깨지며 생긴 크고 작은 상처 조각이 생기기 마련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자기 자신 속에서도 현대인들은 늘 지쳐있고 치유받길 원한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심리적, 정서적 아픔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무시하거나 외면하고 있는 세태다. <월간 인터뷰>에서는 바로 이러한 어려움을 들어주고 우리가 그토록 궁금해 하던 해결책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이후의 삶을 개척하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지 명쾌하게 답을 들려주고 있는 불타사의 송엽 보살을 찾아가 봤다.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현명한 조언자가 되어
사람의 운명(運命)은 어떻게 정해지는가. 아마도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라면 ‘운명이란’ 스스로 결정하고 개척하는 것이며, 자신의 선택에 의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는 게 일반적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겐 종종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하며, 거부할 수 없는 거대한 흐름 혹은 무형의 어떤 힘에 맞닥뜨리고 나서야 그것이 ‘운명’임을 체감하게 되곤 한다.
불타사의 주지 송엽보살은 20년 전만해도 명리학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종교를 가지고 있지도 않은, 무속과는 거리가 먼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그러던 어느 날 부산의 진산(鎭山)이라 불리는 금정산을 오르다 할아버지의 음성과 함께 하늘 가운데 열리는 천상의 문을 보게 됐고, 그 순간 이후 무속인으로서의 운명을 따르게 되었다고 한다. 거부할 수 없는 운명에 휩쓸린 그는 이후 지리산에서 기도를 올리던 중 불타사 송엽보살이라는 이름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불타’란 불교용어로 ‘깨달음’을 뜻하는 말이다.
송엽보살은 “제가 어느 날 갑자기 신의 음성을 듣고, 제 안에 받아들이며 무속인의 삶을 걷게 된 것처럼, 사람의 운명이란 어느 순간, 어느 때, 어떤 중대한 선택과 변화를 맞이하게 될지 알기 어렵습니다. 제가 저에게 주어진 운명에 순응한 뒤 할 수 있었던 일은 많은 고민과 걱정,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과거의 상처로 괴로워하며 저를 찾아오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분들의 어려움과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는 일이었습니다. 그분들을 위해 매일 같이 진심으로 기도하고, 또 그러한 기도를 통해 조금씩 평온을 되찾아가는 분들을 보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었으며, 20년 동안이나 한결같은 마음을 지켜올 수 있도록 저의 버팀목이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고통을 함께해 온 20년의 삶, 복(福)을 전하는 목소리가 되고파
무속인으로서 살아온 지 올해로 20년째, 그동안 저마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해 송엽보살을 찾아온 이들이 수없이 많지만, 여전히 그를 처음 마주한 사람들은 노래로 점을 보는 흔치 않은 방식에 깜짝 놀라곤 한다. 요즘은 명리학을 통해 사주를 분석하고 진단하는 것이 대중적인 방법으로 자리 잡았지만, 사실 노래를 통해 영(靈)과 접촉하고, 점괘를 풀이하는 것은 우리 민족 신앙의 오랜 역사 속에 항상 함께 해왔던 요소다. 송엽보살이 영험함을 발휘하며 신수와 사주, 궁합, 택일, 이름, 상호, 묘점 등을 치르는 모습을 보는 사람들은 신기해하기도, 때론 가슴 속에 짊어진 응어리가 풀리며 목 놓아 울기도 한다고.
송엽보살은 “저를 만난 뒤 어려움을 해결한 분들은 그 후로도 종종 찾아와 감사함을 전하시곤 합니다. 그 분들의 아픔을 덜어드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지만, 그 분들의 심적, 신체적 아픔을 해결해 드리면서, 그 아픔을 저 또한 고스란히 전달받는다는 점에서는 어렵고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한번은 모시는 할아버지에게 이런 부분을 호소한 적도 있지만, ‘어찌 상대방의 아픔도 느껴보지 못하고선 이를 씻어내 줄 수 있겠느냐’라며 꾸중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때 깨달음을 얻은 이후론 오히려 그 아픔을 고스란히 느끼려고 합니다. 제게 아픈 만큼 그 분들의 고통을 덜어내 드릴 수 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라고 말했다.
방문객이 끝도 없이 이어질 때에는 2박 3일 내내 기도에 매달린 뒤 오래 앓기도 한다는 그이지만, 저마다의 간절한 사연과 절실한 바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한다. 더 많은 이들이 자신 뿐 아니라 전국의 많은 무속인들을 찾아가 도움을 받길 바란다는 그는 ‘무속인’을 바라보는 잘못된 편견을 깨는 것이 진정으로 어렵고 힘든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네기 위한 방법이 될 것이라 조언했다. 
아울러 송엽보살은 “저는 학식이 높거나 지식이 많은 사람이 아닙니다. 다만 세상 사람들이 잘 모르는 지켜야할 부분, 그리고 기도에 대한 공부를 더 깊이 하고자 합니다. 훗날 그 공부를 마친 뒤 필요한 시기가 된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그것이 어려움을 극복해나갈 힘이 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송엽보살은 “최근 몇 년간 대한민국은 수많은 인명이 스러져간 대형 재난, 많은 피해를 불러온 사고, 세대·성별 간 극심해지고 있는 갈등과 서로 화합하지 못하고 반목만을 거듭하는 사회분위기 속에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한 방편으로 나라 굿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 땅에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의 평안과 행복을 위한 기도를 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갈수록 각박해지는 우리 사회의 한편에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그 무거운 짐을 덜어주고자 열심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이들이 있기에 아직 우리에겐 희망이 남아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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