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설장비·공법 국산화 성공, 해양건설기술의 첨단을 걷다
준설장비·공법 국산화 성공, 해양건설기술의 첨단을 걷다
  • 정시준 기자
  • 승인 2020.01.10 13: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형준설 모상호 대표
진형준설 모상호 대표

과거 우리나라의 준설사업은 주로 항만건설과 항구의 유지관리, 공유수면 매립, 간척사업 등 국가적인 차원에서 실시되어왔다. 하지만 점차 준설의 목적이 다양화되기 시작하면서 저수지 및 하천의 퇴적층 제거나 배수로의 이물질 제거, 이를 통한 하천·해양 환경보전 등으로 영역이 넓혀져 왔다. 이러한 가운데 건설 지식기반 엔지니어링서비스 전문기업, ‘진형준설’은 수십여 년 간 수입에 의존해 온 준설선 및 준설기술의 순수 국산화에 성공, 한층 차별화된 준설시공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저수심·연안에 최적화된 고효율 준설공법
동고서저의 지형을 가진 한반도는 대부분의 강과 하천이 서해로 흘러들어간다. 또한, 연 평균 1,200mm 이상의 강수량이 하절기에 집중됨에 따라 발생하는 잦은 범람과 홍수는 무수히 많은 퇴적물을 강 하류와 해안 연안 지역에 축적시킨다. 이러한 퇴적물의 축적은 연안에 위치한 어항의 수심을 얕게 하여 선박의 출입을 어렵게 할 뿐 아니라, 도시하수나 농업·축산배수, 산업폐수 등과 결합되어 수질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정부 및 각 지자체에서는 공공수역의 수심 유지 및 하천환경 보전의 측면에서 준설사업을 시행해왔으나, 대부분의 소재, 부품, 장비를 수입품에 의존해야 하는 탓에 비용적인 부담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진형준설’의 모상호 대표는 건설업계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쌓아왔으며, 그 중 준설 파트에만 6~7년가량 몸 담으며 이러한 어려움을 직접 체감했다고 한다. 그간의 국내 기술이 해외 선진업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입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인데다가, 비싼 장비 가격에 따라 높아지는 준설 단가는 물론, 연안 지역의 수심이 대체로 얕은 한국 지형의 특성상 수입 준설선이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 자주 발생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지난 수십 년간 반복되어왔고, 하천 및 연안 정비의 필요성이 점차 대두됨에 따라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임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대책이 보이질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자 2018년 1월, ‘진형준설’을 설립한 모상호 대표는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연안항 및 내륙지역에 특화된 준설 기술을 개발, 상용화에 성공했다. 1m~5m 내외의 저수심에 적용 가능한 이 독점적인 특허기술은 3등분된 선체를 육로를 통해 운반, 이동과정 중의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차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동식 거치대가 적용돼 별도의 지반정리 없이도 간편하게 결합해 사용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또한, 대형 준설선의 접근이 불가능한 내륙지역이나 연안항, 초연약지반에도 훌륭한 대체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유압시스템을 배제함으로써 친환경적인 시공이 가능하다. 특히, 소재와 부품, 장비 모두를 국산화하는 데에 성공함으로써 비용적인 경쟁력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모상호 대표는 “갓 설립한 스타트업으로서 건설 산업에 자리를 잡기는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만의 경쟁력과 기술력이 갈수록 커져가는 국내 준설 시장에서 파급력을 가져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으며, 대형 준설선 접근이 어려운 틈새시장에서 충분히 자리매김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습니다. 이에 현재는 농어촌공사 및 각 지자체 등과 지속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간 준설작업에 어려움을 겪어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던 곳에서도 저희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라고 밝혔다. 진형준설은 현재 대림산업에서 시공 중인 평택호 횡단도로에 자사 기술을 활용한 선박을 제공하고 있으며,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시행한 평택 남양호 서부발전 취수정 준설사업 현장에도 적용되어 기술의 안정성을 입증 받았다.

“성장과 도약의 한 해, 함께 나아가는 기업을 만들겠습니다”
모상호 대표는 “배수관문 앞쪽의 수심이 얕은 부분의 경우, 퇴적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수문이 제대로 열리지 않는 문제를 겪기도 합니다. 또한 연안 쪽 소규모 어항들의 경우 준설선 접근이 어렵다는 문제 때문에 상당히 오랜 기간 준설작업을 하지 못해 지자체에 민원이 쌓여가고 있었습니다”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쾌적한 어항 및 포구 환경을 조성하고자 정부에서는 ‘어촌뉴딜300사업’을 발표했으며, 저희는 이러한 정책에 발맞춰 어촌 정주여건 개선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자 각 지자체들과 협의를 지속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어항 및 포구를 중심으로 인접한 배후 어촌마을을 통합·정비해 활력을 불어넣고자 기획된 ‘어촌뉴딜300사업’은 각 지자체의 신청에 따라 사업 대상지를 선정, 방파제 보강, 부잔교 설치, 항내 매몰 퇴적토 준설, 진입로 확장, 굴 패각처리 등의 작업이 진행된다. 여기에서 모상호 대표는 특화기술인 퇴적토의 준설 작업 뿐 아니라 가시설 시공, 토목공사 등으로의 파급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연안에 위치한 양식장에서는 매년 무수히 많은 종패, 패각 등이 배출되며 이것이 갯벌에 쌓이며 수질 악화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저희 기술은 준설과 함께 이러한 환경 정화사업까지도 나아갈 수 있으며, 이러한 작업에 적합한 기술을 완성시키고자 지금도 꾸준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덧붙여 그는 “기업의 경쟁력은 ‘기술’에서 오지만, 단순히 한 두 개의 특허기술만을 가지고는 꾸준히 성장하기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아직 짧은 업력을 가진 스타트업에 불과하지만,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 기존에는 해결할 수 없었던 부분까지 완벽히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기업 성장의 토대를 닦았던 지난 2년을 지나, 이제는 한층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돋움을 준비하겠다는 모상호 대표. 올해의 매출 목표를 달성한 뒤, 2021년에는 자체 공장 설립과 해외 수출을 추진함으로써 국내외에서 모두 인정받는 준설 전문기업, 모든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어가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보다 밝은 미래를 향한 이들의 뜨거운 열정과 희망이 값진 결실을 맺을 수 있길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