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창작자들의 위대한 영혼이 태동되다, 에그구그의 둥지 스튜디오 인요
애니메이션 창작자들의 위대한 영혼이 태동되다, 에그구그의 둥지 스튜디오 인요
  • 오상헌 기자
  • 승인 2019.12.11 1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주 하청보다 아티스트의 창작 지원을 보장하는 회사 지향해 570억 원 투자유치 성공”
스튜디오 인요 김승화 대표
스튜디오 인요 김승화 대표

디즈니 픽사의 흥행 수익 10억 달러 클럽 가입 작품인 <겨울왕국>의 후속편은 2.5초 분량의 그래픽을 전송하는 데만 130시간인 대작으로 제작됐으며, 참여한 한국 아티스트들의 활약상이 알려지며 한국 애니메이션 작화와 CG 팀의 실력을 짐작하게 한다. 그 외에도 <뽀로로>, <또봇>, <핑크퐁>으로 대표되는 창작물들의 큰 성공은 한국의 미래를 밝게 하지만, 30장이 모여야 1초를 전달한다는 예술, 애니메이션은 종종 아티스트의 초과근무, 링거 투혼의 희생 속에서 태어난다. 그렇기에 행복한 아티스트를 지향하는 스튜디오 인요의 김승화 대표는, 아티스트를 생각하는 기업이 성장하는 좋은 사례이자 아티스트가 떠나지 않는 이상적인 환경을 만드는 기업의 현주소다. 창업 3년 만에 해외 진출에 성공한 인요와 김 대표의 근황을 알아보았다. 

‘월화수목금금금’이 아니어도 대박 작품을 만드는 꿈의 둥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인요
“행복한 아티스트들이 일하는 종합 창작 애니메이션 전문 회사” 부산의 스튜디오 인요(이하 인요)를 만든 김승화 대표는 특성화고인 부산영상고 만화캐릭터학과와 동명대학교를 조기졸업하고, 고교시절부터 외주로 실력을 다지며 KBS2 <유후와 친구들 시즌 2>, 그리고 <외계가족 졸리폴리>로 최연소 총감독 기록을 경신하며 2013년에는 한국애니메이션어워즈 연출부문감독대상을 수상한 인재이다. 그런 김 대표가 독립해 인요를 차리게 된 계기는 일에 매달려 링거를 맞는 게 당연한 업계 환경으로 인재들이 떠나가거나, 김 대표 자신도 과로로 쓰러져 1년간 휴직을 하게 되면서부터였다. 기존 구조로는 창작 의지가 꺾이거나 조건이 좋은 서울, 해외로 떠나는 것이 안타깝던 김 대표는 당시 관련 업체가 4-5개에 불과하던 연고지 부산에서 2016년 소기업인 인요를 창업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의 줄거리, 캐릭터, 배경과 의상디자인, 연기, 사운드, 조명을 오직 아티스트들이 표현해야 하지만, 이러한 창작을 위한 제도나 지원이 보장되는 회사가 거의 없어 직접 만들었다는 김 대표는 아티스트들의 환경 개선이 1순위인 회사를 일구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김 대표까지 3명이었지만 동명대 LINC+사업단 제조로봇 VR 융합 ICC/디지털애니메이션학과와 MOU를 맺어 시작한 산학연계 교육, 현장실습 및 더블 멘토링의 반응이 좋았을 뿐 아니라, 동명대 졸업생 21명 등 부산의 인재들을 흡수하여 몸집을 불린 인요는 현재 50명의 아티스트들과 함께하며 첫 극장판 창작물인 <에그구그>와 신규 작품들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사)부산애니메이션협회가 창립된 후로는, 김 대표를 벤치마킹하는 아이디어 중심 회사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위대한 영혼이 머무는 듯 작품으로 전설을 만들다, 해외 배급 제작과 캐릭터 사업 진출
평균연령 30대 초반, 인디언어로 “위대한 영혼이 머무는 곳”이라는 의미의 인요는 수천 년 간 이어져 내려온 인디언들의 지혜와 신념처럼 위대한 아티스트들이 머물 수 있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목표다. 회사의 심볼인 ‘천둥새’는 인디언들의 전설인 천둥을 부르는 새로, 인요가 개척과 모험정신으로 만든 작품들의 흔적이 전설로 남기를 바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3D 극장용 애니메이션 전문 제작회사인 인요는 주력사업인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트랜스미디어와 엔터사업을 연계하는 콘텐츠 제작, 라이센싱, 프로모션 사업을 하고 있으며, 올해 12월 말까지 부산 힐튼호텔에서 프로모션 중이다. 오리지널 작품인 <에그구그>는 병아리 구그가 크리스마스, 추수감사절 등 친숙한 세계축제를 다니며 모험을 즐기는 내용으로 평균 제작비용의 1/3에 불과함에도,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도 공감을 얻을 창의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에그구그>는 지난해 SBS 지상파에서 동시간대 시청률 1위 기록을 얻었으며, 미얀마 방송사에도 배급되었다. 이에 힘을 얻은 김 대표는 해외 시장을 준비하기 시작했으며 <에그구그>는 아메리칸필름마켓(AFM), 아시아애니메이션서밋(AAS)에서 ‘우수 스토리텔링 작품’으로 선정되었다. 그리고 최근 2년 연속 <브랜드라이선싱페어(BLE)>와 <차이나 라이선싱 엑스포(CLE)> 참가업체로 선정되어 중국에서 애니메이션 회사 OTT 및 지상파 방송에 진출했다. 또한 이를 계기로 <에그구그>를 접한 중국 소주지취당문화창유한공사와 250억 원의 투자 MOU를 맺은 극장판 5편, 중국의 애니메이션 전문 투자사로부터 320억 원의 투자를 받아 신규 극장판 2편을 제작 중이다. 그리고 <에그구그>는 2020년 초 상하이에 사무실을 열고 인도 미디어그룹의 투자를 유치하는 대로 속편 제작을 논의 중이며, 캐릭터 사업 계약도 추가로 성사시켜 간식, 인형, 게임 등 17가지 캐릭터 용품을 상하이 백화점에 소개할 것이라고 한다. 

스튜디오의 가장 큰 재산은 아티스트, 다양한 콘텐츠 제작 환경 이뤄 함께 성장하겠다
김 대표는 스튜디오인요의 성장의 밑거름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우수 레벨업 애니메이션 제작지원 및 신규 캐릭터 지원 사업, 국산 애니메이션 제작지원과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의 스타 프로젝트와 스마트벤처캠퍼스를 통해 주력 콘텐츠 제작 능력을 인정받고 정부 차원의 지원 사업으로 사업의 성장을 해왔다고 한다. 이런 시기들을 거치면서, 아티스트가 주력 콘텐츠. 즉 핵심인 IP를 만들 수 있다는 일념으로 뛰어난 3D&VR&CG 제작 실력을 겸비한 소속 아티스트들의 성장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취업에서도 각 팀장들이 인사권을 갖고 있으며, 부산영상위원회가 부산시·부산고용노동청과 주최하는 <2019 일자리 르네상스, 「부산」>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하는 '차세대 융합형 콘텐츠산업 전문 인력 양성: CG/VFX 전문 인력 양성 및 일자리 매칭' 사업을 수료한 아티스트들을 구직 대상으로 삼고 있다. 또 <에그구그>의 해외 수출을 계기로, 워라밸을 추구하고자 총 50명의 직원에 1백여 명을 더 충원하고자 한다. 김 대표는 팀장급 이상 직원에게 대학원 진학을 권유하는 한편, ‘10to7’을 기본으로 무리한 야근 대신 건강과 가정, 취미생활 병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심슨>, <겨울왕국>처럼 한국 아티스트들이 세계의 대작에 참여해 뛰어난 작화와 스토리텔링 실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김 대표는 아직은 업계의 대다수가 시장 반응이 좋은 영유아 애니메이션 제작 위주라고 한다. 그리고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보기 힘든 것은 한국의 업계가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말한다. 다행히 애니메이션 산업 진흥에 대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4천5백억 규모의 콘텐츠 모험 투자펀드가 신설되면서 김 대표는 창작자들을 위한 활발한 투자유치가 기대된다고 덧붙인다.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어른에게는 잃어버린 동심을 찾아줄 애니메이션을 만들고자 1초의 러닝타임에도 정성을 기울이겠다는 김 대표와 인요의 미래를 응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