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사회에 맞춰 준비하고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면 인생은 언제나 나의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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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재헌 기자
  • 승인 2019.11.12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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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여행수필을 쓰고 법학교재와 성격분석서를 출간하며 현재에 충실한 법학자”
한양대학교 로스쿨 조성민 명예교수/아태문인협회 이사장/법학박사
한양대학교 로스쿨 조성민 명예교수/아태문인협회 이사장/법학박사

생전에 자신의 작품은 영화화되지 못할 것이라 했던 언어학자겸 대학교수 J.R.R.톨킨의 판타지 소설은 예상과 달리 사랑받는 영화가 되었고, 드라마 전문 채널에도 진출한다. 이처럼 작가가 아닌 분야에서 활약하다 어느 순간 문학 세계에 들어와, 창작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작가들은 꾸준함과 전문 지식, 은연중에 배어나오는 생활의 지혜와 철학으로 타인에게 감동을 준다. 법학도들에게 유명한 ‘민법’을 강의하던 법학박사, 한양대 로스쿨의 명예교수로 재직하는 조성민 교수는 자연에서 참된 삶을 배우기 위해 이 땅의 풀과 물, 바람과 구름이 노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 섬세한 감수성을 수필과 시로 남기는 문인이기도 하다. 법학교수와 여행수필시인, 두 가지 자신이 공존하는 삶에 만족한다는 조 교수가 성격분석서를 준비하는 근황과 함께, 자라나는 젊은이들에게 정다운 몇 가지 조언을 전한다.  

덕과 겸허함을 갖춘 법률가를 양성하는 교육자, 현실의 참된 행복을 글로 창작하는 작가

2016년 4월 창립된 아태문인협회의 초대 이사장으로, 같은 해 <아태문학> 창간호를 내고 <아태문학상>을 제정해 문인들의 활동을 독려할 뿐 아니라 군부대, 대학, 경찰관서 등에서 시낭송 콘서트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사람들의 메마른 정서를 촉촉하게 적시는 조성민 교수는 민법학의 권위자다. 덕을 바탕으로 근면, 정직, 그리고 겸손, 봉사의 정신을 갖춘 겸허한 법률가가 될 것을 후학들에게 늘 강조해 온 조 교수는 주로 물권법과 채권법 중심의 부동산 판례연구를 강의하며 역지사지와 공평무사한 자세로 살아왔다. 그런 조 교수가 취미 이상으로 사랑하는 여행과 글쓰기는 2000년대 초, `90년대 독일에서 머무는 동안 주말마다 유럽을 기행하고 글로 남겨 향수병을 치유했던 노트를 다시 발견하고 시를 쓰기로 결심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첫 시집 <행복의 뜨락>으로 등단하여, 치유와 위로를 담은 2번째 시집 <시간의 절정>, 사랑을 주제로 한 3번째 시집 <사랑의 이정표>를 출간하여 서정시인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조 교수는 수필과 여행기로도 영역을 넓혀, 좋아하는 여행을 하며 매달 여행기 1편과 기행시 4편을 매체에 발표하고 있다. 낙산 앞바다에서 과거를 거울삼아 힘차게 전진하자는 <어제처럼 오늘도>라는 시처럼, 여행지에서 스스로를 깨닫고 삶이 더한층 반짝임을 느끼게 된다는 조 교수는 아태문인협회의 산악기행 활동을 겸해 <단양8경여행기>, <남한산성성벽일주기>등 목적지를 정한 탐방여행기를 쓴다. 편당 약 6천 자 분량의 여행기는 9-10가지 정도의 주제에 따라 작성되며, 여행 후 여정의 추억과 기억을 정리하며 지금까지 11편을 발표했다. 처음에는 글쓰기 작업이 의무처럼 그의 발목을 잡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사량도의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지리망산이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여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비경에 취해 험준한 산을 종주하게 된 체험이 문학적 소양을 살찌웠을 뿐 아니라 일상을 행복으로 가득 채워주었다고 한다. 

꾸준히 책 내는 비결은 일상을 차곡차곡 쌓기 때문, 세상의 변화에 준비하고 삶에 충실하길

조 교수가 이렇게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이유는 여행 중에 배웠듯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자연의 지혜처럼 욕심 부리지 않고 생활하기 때문이다. 또한 삶의 여정에서 보람을 찾으려면 선물(present)을 찾아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현재(present)에 몰입해야 하는 진리(선물=현재)를 깨달아 하루하루를 꼬박꼬박 성실하게 생활해 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 교수는 지천명 이후의 깨달음대로 일상의 직분을 반복하면서도 문학을 할 수 있도록, 아태문인협회 이사장직을 연임하며 적극적으로 시인과 수필가는 물론 시나리오, 가곡, 여행 및 사진작가 같은 창작활동을 하는 문인들의 작품 공간 영역을 다방면으로 넓혀주려 노력하고 있다. 한자어에 더 익숙한 법학자이면서도, 누구나 읽기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과 문체를 주로 사용하는 조 교수의 시 <사량도 출렁다리>는 “서로 바라보고 있었건만/마음을 이어주는 출렁다리/그리움이 길을 만들었다”는 문장에서 보이듯 친근하다. 조 교수는 언젠가 시와 수필 외에도 진솔한 삶과 인정이 담긴 보통 시민들의 삶에 대한 재미있는 소설을 써 보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또한 조 교수는 현재 자신의 본분이기도 한 법학 연구를 꾸준히 하며, 민법총칙, 채권법, 친족상속법, 민법연습 등 15권의 법서와 140여 편의 논문을 집필했고 올 가을에는 <물권법> 5판을 새로 추가했으며 앞으로 새로운 법리와 판례를 보강해 법학서적을 출간할 것이라고 한다. 더불어 지난 20년간 열심히 연구해 온 사람의 성격유형을 9가지로 분석하는 프로그램인 에니어그램(Enneagram)을 고전 삼국지의 인물형으로 분류한 <삼국지에서 내 성격을 찾다 -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2017년에 출간해 많은 공감을 얻었으며 내년 여름에는 성격유형을 27가지 부속유형으로 세분화한 <27에니어그램>을 출간할 예정이다. 한편 조 교수는 한국부동산법학회 회장, 국토연구원 감사, 국가경찰위원회위원, 국방부조사본부법률자문위원, 경상대학교 초대 법대학장, 성산효대학원대학교 부총장을 비롯해 한양대 고시반지도교수, 법학연구소장, 학생처장과 대외협력처장 등을 역임한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황조근정훈장을 수훈했다. 
조 교수는 ‘일 중독자’로 자신에게는 엄격한 근면 성실한 교육자이다. 하지만 청년들에게는 인생선배로서 자신을 혹독히 채찍질하라는 충고는 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대신 그는 스펜서 존슨의 우화집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내용을 인용하며,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할 준비를 하면서 일에서 보람과 즐거움을 찾고, 자신이 문학에서 여유로움과 성취감을 찾았듯이 누구나  일과 취미생활의 균형을 잡으며 매 순간순간에 충실하면 지금 사회에서 앞서가는 사람들처럼 성과도 자연히 따라올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렇기에 평생 지켜온 원칙을 서정적인 글에 투영하고자 하는 조 교수의 문학여행은 그의 힘이 닿는 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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