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된 한반도를 향한 평화의 여정, 1320만 경기도민과 함께 걸을 터
하나 된 한반도를 향한 평화의 여정, 1320만 경기도민과 함께 걸을 터
  • 정재헌 기자
  • 승인 2019.11.1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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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경기지역회의 장영란 경기부의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경기지역회의 장영란 경기부의장

‘분단 74년’의 역사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2019년 8월 말 기준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누적 총계 13만 3,353명. 그러나 이 중 현재까지 생존한 사람은 5만 4천여 명에 불과하다. 좀 더 시야를 넓혀보면, 우리나라 국민 중 남북분단의 아픔을 직간접적으로나마 경험했을 가능성이 높은 65세 이상 세대는 전체 인구의 14.8%에 불과하다.
최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한 설문조사에서 남북통일이 꼭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이 10명 중 2명에 불과할 정도로 ‘통일의 열망’은 과거에 비해 흐릿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민족의 오랜 숙원이었으며, 반드시 이뤄내야만 할 과업인 ‘평화통일’은 국민적인 공감대와 합의 없이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이 남북통일의 ‘객체’가 아닌 ‘주체’로서 오롯이 서기 위한 창구, 국민들이 원하는 진정한 의미의 평화통일을 만들어가는 길에 맨 앞에 서게 될 ‘제19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지난 9월 1일 출범했다. 이에 이번호 <월간 인터뷰>에서는 시대적 변화에 발맞춘 통일담론의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경기지역회의 장영란 부의장을 만나봤다.

남북관계의 핵심지역, 경기지역회의의 새 얼굴을 만나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는 ‘민주’, ‘평화’, ‘통일’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하여 설립된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는 헌법기관이다. 평화통일정책 수립 과정에서 대통령의 자문에 응하고, 국민들의 통일의지와 역량을 결집해 평화통일을 실천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급변하는 주변국 정세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통일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초당적이고 범국민적 차원의 통일정책을 실현해나가는 등의 목적을 갖고 있다. 지난 1981년 「평화통일자문회의법」에 따라 헌법기관이자 대통령자문기구이며 범민족적 통일기구로서 발족한 뒤 1987년 현재의 명칭으로 바뀌었다. 주민이 선출한 지역대표와 정당, 직능단체, 주요사회단체 등 각계각층을 대표할 수 있는 인사 19,000여 명이 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서울특별시, 경기도를 비롯한 국내 17개 시·도, 이북5도, 해외 5개 지역 등 각 지역에서의 활동과 의견수립을 이끌어 갈 25명의 부의장이 임명되었으며, 그 중 경기지역회의를 이끌어 갈 인물로 선정된 것이 바로 장영란 경기부의장이다.
대통령을 의장으로 모시고, 수도권 인구 1,320만을 품고 있는 경기도를 관할하는 경기지역회의 책임자(부의장)로서 산하에 31개 시·군 협의회를 관할하게 된다. 경기지역회의는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넓은 지역과 가장 많은 인구를 품고 있으며, 자문위원 위촉에서도 서울특별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2,457명이 소속되어 있다. 경기도는 무엇보다 북한과 NLL,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직접 맞닿아있는 연접지역이자, 국방,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인적 인프라의 수도권 핵심지역이기도 하다.
경기지역회의의 이 같은 특성은 현재의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평화통일의 방향성이 정부의 독점적 정책 추진이나 하향식의 제한된 통일 논의가 아닌, 국민으로부터 발원해 올라가는 상향식 정책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중시된다. 과거 개성공단을 통해 남북경제교류가 이어졌던 당시, 배후 물류단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던 것이 바로 경기도였으며, 향후 통일경제특구가 조성된다면 다시 한 번 남북을 잇는 물류 허브로서의 역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북한과 휴선선을 사이에 두고 있는 연접지역으로서 지역주민들이 내는 목소리가 갖는 의미가 남다르며, 평화통일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위한 교두보로서도 그 비중이 크다는 것이 장영란 부의장의 의견이다. 

여성·청년비율 확대, 통일담론의 의미 있는 변화될 것

이번 제19기 민주평통은 여러 의미로 지난 기수와는 차이점을 보인다. 그 중 하나는 국민참여공모제 시행을 통해 구성에 변화를 주었다는 점이다. 특히, 여성과 청년 자문위원의 비율이 확대되어 전체 자문위원 대비 여성은 40.3%, 만45세 이하 청년은 30.1%를 달성했다. 중대한 국가사업 중 하나인 통일정책의 수립에 있어 성별·세대별 균형성이 강화되었다는 의미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부의장 구성에서도 여성 부의장의 비율이 높아져 총수의 32%인 8명을 차지했으며, 장영란 경기부의장과 함께 현정은 서울부의장, 이정희 인천부의장 등 수도권은 모두 여성이 부의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장 부의장은 “정부 내 위원회 중에서 민주평통은 가장 규모가 큽니다. 그만큼 더 많은 국민들의 목소리를 담고, 대표할 수 있는 곳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런 가운데 민주평통 내 남녀의 비율이 거의 동수를 이루게 되고, 보다 젊은 세대를 대변하는 청년들의 참여가 증가했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성별과 세대를 가리지 않는 국민 모두의 의견을 빠짐없이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평화통일에 대한 전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해나간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으로 활동해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덧붙여 그는 “최근 탈북주민 중 여성의 비율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북한에 있는 주민들에게 이분들은 대한민국에서의 삶이 자신들의 미래의 ‘거울’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여성 탈북주민들을 배려한 제도 개선이나 정책 마련이 필요한 때라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에서도 여성 위원들이 제 몫을 해낼 수 있으리라 예상합니다”라고 말했다.

“평화통일을 향한 여정, 즐겁고 신명나게 임하겠습니다”

장 부의장은 그 동안 역동적인 기업경영, 사회, 문화 등 각계각층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그 동안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과천시 선거관리위원회 부위원장과 수원지방법원(안양) 조정위원, CBS 정책자문위원 등 지역사회 공익활동에 꾸준히 힘써왔다. 
장 부의장은 성공한 여성 CEO이자 경영학 박사로서 현재 가천대학교 경영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회계세무와 인연을 맺은 것에 대해 장 부의장은 “현재까지 약 25년 사업을 하다 보니 자연히 회계세무 업무와 부딪히게 되었고, 기업경영과 회계세무를 좀 더 깊이 알고 싶어서 회계세무학 박사과정을 이수하게 되었지만 이제는 분야의 전문가로서 기업경영 과정에서 체득한 생생한 경험을 학문에 접목시켜서 후학들에게 강의하면서 몸소 산학협력을 실천하고 있다.
장 부의장의 일상(日常)은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숨 가쁘지만, 이러한 와중에도 그의 열정은 좀처럼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미력하나마 도움의 손길을 전하는 일,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아갈 청년들에게 자신이 겪고 경험해 왔던 살아있는 지식을 전하며, 후대의 세대들이 더 행복하고 살기 좋은 대한민국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터전을 닦는 일이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장 부의장은 삶의 지표로 자강불식(自彊不息), 후덕재물(厚德載物)을 든다. “누구에게나 똑 같은 시간이 주어지고, 한정되어 있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가장 값진 것인가’를 항상 고민해 왔습니다. 주역에서는 천행건 군자이 자강불식(天行健 君子以 自彊不息), 지세곤 군자이 후덕재물(地勢坤 君子以 厚德載物)이라 하였습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이 돌아오고, 뜨거운 여름이 극에 달하면 어느덧 서늘한 가을이 되어 낙엽이 떨어지고 찬서리가 내립니다. 대자연에서 흐르지 않고 고인 물은 썩어가고, 꽃은 피면 지듯이 우리 인간도 대자연의 순환을 본받아서 쉼 없이 항상 배우고 노력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의미와 가치를 두고 있는 분야에 쉼 없이 꾸준히 노력하면서 심신을 갈고 닦는 것이 기쁨이자 보람입니다.”
이미 과천시협의회장을 역임해 본 경험이 있는 그이지만, 경기지역회의 최초의 여성 부의장을 맡게 된 부담감이 결코 작지 않으리라 생각했으나, 장 부의장은 오히려 즐기는 마음으로 임할 것이라고 한다. 그는 “과거 과천시협의회장을 맡았을 당시, 마침 남북 교류의 물꼬가 틔었던 시기라 다양한 활동에 의욕적으로 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대화의 문이 닫히고, 답보 상태가 이어지다 보니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라며, “최근 이어진 남북 화해의 분위기가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저희가 목표로 해왔던 바에 훌쩍 다가설 수 있으리란 기대와 흥분이 저 뿐 아니라 다른 부의장님들에게서도 가득함을 느꼈습니다. 이런 때에 지나친 압박감과 부담감은 되레 일을 그르치는 실수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책임감을 놓지 않으면서도 즐겁고 신명나게 임해볼 생각입니다”라고 전했다.

국민이 중심이 되고, 국민이 주도하는 평화통일의 길

지난 10월 21일은 앞으로의 통일정책이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고, 1,320만 경기도민의 마음을 한 데 모으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19기 민주평통 경기지역회의가 그 첫 걸음을 내딛는 날이자, 장영란 경기부의장의 취임식이 열리는 날이었다. 그 의미와 자리가 갖는 비중이 결코 작지 않으나 이번 취임식은 유례없이 간소한 규모로 치러졌다. 현재 한반도와 동아시아를 강타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참상 속에 과한 행사를 여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장 부의장은 이 자리가 자신의 취임을 축하하는 자리라기보다는 앞으로 2년여 간 함께 지역회의를 이끌어나갈 경기도 31개 시·군 협의회장을 초대하여 앞으로의 각오를 표명하는 자리라 생각했다며 그 소탈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제가 맡은 경기부의장이라는 직위는 ‘보다 낮은 곳’에서 살피고 돕는 것이 그 본분이라 생각합니다. 화려하고 큰 행사는 아니었을지라도, 맛있는 식사 한 끼를 대접하며 앞으로 31개 시·군 협의회장님들이 뜻한 바를 펼쳐나가는 데에 있어 어려움이 없도록 협회장님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손과 발이 되어 뛰겠습니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전했다.
이에 덧붙여 장 부의장은 “현재 경기지역회의 주관 하에 매년 평화통일음악회가 수원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제 목표 중 하나는 이 음악회를 북한과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연접한 지역, 나아가 남북 분단의 상징과도 같은 비무장지대에서 개최하는 것입니다. 이는 남북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하나의 사건이 될 것이며, 경기지역민, 나아가 전 국민들에게 평화통일에 대한 희망과 열망을 심어주는 촉매제가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향해 거침없는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이들의 행보가 우리 세대에 하나 된 한반도를 보여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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