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테일러 명소 소공동의 긍지 지키는 클래시컬 비스포크 신사복
정통 테일러 명소 소공동의 긍지 지키는 클래시컬 비스포크 신사복
  • 오상헌 기자
  • 승인 2019.10.11 14: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8세기 체스타필드 백작의 마인드가 20세기 한국 양복 기술에 배어든 맞춤형 제작의 상징”
체스타필드(Chesterfield)신사복 김욱진 대표
체스타필드(Chesterfield)신사복 김욱진 대표

천의무봉(天衣無縫). 솔기를 바느질한 자국이 없어 하늘하늘 가벼운 선녀의 옷이다. 그렇지만 이와 반대로 명품 정장 정석제작법인 비스포크(비접착재봉)는 안감을 누벼 고정시키는 바느질 자국이 생명으로, 뛰어난 손기술로 접착방식보다 각이 잘 살고 가벼우며 입으면 입을수록 자신의 몸에 피트되어 맵시를 더해준다. 18세기 영국에서 활약한 지식인 체스타필드 백작의 세련되고 정성 어린 아우터에서 유래된 이름, 그리고 한국 소공동을 상징하는 명품 정장 콜렉션 중 하나인 체스타필드신사복(이하 체스타필드)에서는 순수 맞춤정장 비스포크 제작법을 유지하며 사회 지도층의 특별한 행사를 장식하고 아버지가 아들에게 대를 이어 권하는 브랜드이다. 

최고의 정장은 국내외에서 공수한 세계적 명품 원단과 꼼꼼한 제작에서 출발
1973년 창업되어 3년 전 한국은행 옆에서 웨스틴조선호텔 후문으로 이전한 체스타필드는 신사복 경력만 40여 년인 김욱진 대표가 이끌고 있으며, 한국의 지도층들과 해외 유명 인사들에게 많은 인기를 누린 정통 수제 신사복 콜렉션이다. 김 대표는 제주도에서 자동차 정비사 대신 신사복 제작을 선택해 15년간 비스포크에 기반한 신사복 제작을 배운 후, 체스타필드에 1979년 입사해 직원에서 기술팀장으로, 그리고 공동경영자로 승진하며 정식으로 물려받아 지역의 메인스트림 대열에 들어선다.

김 대표는 정치, 금융, 문화권을 아우르는 주요 인사들의 평상시 출퇴근 정장 및 공적 행사, 예복으로 인기가 상당하며, 그 외에도 특별한 집안 행사를 앞두고 체스타필드를 찾는 고객들이 많다고 한다. 맞춤 절차는 상담과 원단 선택 후 사이즈 체촌, 패턴 작업을 하며 일상과 행사 중 착용 목적을 확인하고 재단과 가봉 단계에서 소통을 많이 한다. 김 대표는 디자인을 추천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좋아했던 스타일을 확인하고 반영하기 때문에, 최종 완성본에 대한 만족도 또한 높으며, 세계 각국의 원단을 공수해 고급스러운 품격을 지켜가고 있다. 체스타필드에서 공식 수입하는 이탈리아 명품 에르메네질도 제냐 원단은 본사가 집계한 한국 판매 순위 5위권 안에 들어가며, 2백-9백만 원 상당의 고가 라인까지 보유한 로로피아나도 선호한다고 한다.

그 외에도 허더스필드, 까노니코, 국내의 제일모직 등 고급 원단을 보유하고 견고함을 수백 년 간 인정받은 영국 브랜드 스카발, 핀텍스의 원단도 수입한다. 또한 그는 채취 규정이 엄격해 캐시미어, 알파카 종류보다 구하기 어려워 국내에서 연 5벌만 만들고 수트 한 벌에 3천만 원에 달하는 꿈의 재질, 비큐나 믹스 원단까지 제작한 연륜을 자랑한다. 

100% 비스포크 제작법 전수하여 100년 전통 수제양복 콜렉션 반열에 오르게 할 것
접착과 반접착 방식은 저렴하고 2-3 주면 충분히 만들지만, 김 대표는 손재주가 필요한 비스포크 방식을 100% 고수하며 제작하고 있다. 덕분에 커리어가 상당한 고객들을 많이 대하며 더욱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신사정장을 잘 아는 해외 귀빈의 선물용으로 스페셜 에디션을 많이 만들었다는 김 대표는 한국의 신사복 제작 기술이 상당한 편이라고 한다. 실제로 김 대표는 기능올림픽을 준비하다 프로로 전향한 뒤, 1997년 제32회 기능경기 대회 신사복 부문 금메달, 그리고 1999년 전국 남성복기술경기대회 대상인 노동부장관상도 수상했다.

나아가 그의 애제자가 2000년 체코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금메달을 따면서, 이 성과로 김 대표도 대통령 동탑산업훈장을, 노동부 장관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으며 같은 해 전국 기능경기대회 신사복 부문 심사위원에 초빙되기도 했다. 그렇게 생업과 제자 양성을 병행하며 성업할 때는 1달 평균 70-100벌까지도 제작했고, 지금까지 총 2만 벌이 그의 손끝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옷의 수준은 마네킹 전시보다 본인이 직접 10년은 입어야만 참된 가치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입다 보면 비스포크 박음질된 공간이 맞춰지면서 체형 보완 효과가 있어, 30년 전 결혼 예복을 맞춘 아버지가 아들의 예식 정장을 위해 김 대표를 다시 찾아오는 케이스도 적지 않다. 앞으로 김 대표는 자신처럼 실력과 열정을 갖춘 제자를 가르쳐, 체스타필드를 100년 이상 가는 명품 브랜드로 만들 것이며 이러한 명인들이 더 성장해 국내 기능직도 독일과 네덜란드처럼 마에스트로로 대우받는 긍지를 누리게 하고 싶다는 소망을 비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