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이 만든 사계(四季), 독특한 수제 메뉴로 울산의 정취를 상징하는 전통카페
한옥이 만든 사계(四季), 독특한 수제 메뉴로 울산의 정취를 상징하는 전통카페
  • 임세정 기자
  • 승인 2019.10.11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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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농도 황수경 대표
카페 농도 황수경 대표

카페 농도는 울산 등억 저수지 인근 하늘, 물, 산이 어우러진 풍경에 둘러싸인 고즈넉한 한옥 카페이다. 한 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비빔밥의 개운하고 담백한 맛에 반하고, 고운 꽃 조각을 띄운 꽃차의 향기로움에 취해 한 모금 들이키고, 눈을 돌려 탁 트인 창밖 나뭇가지 사이로 걸린 구름 한 자락에 감성을 충전한 후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얻는 곳, 품격 있는 전통카페의 고아(古雅)한 정취가 있는 카페 농도를 찾아가 보았다. 

가장 한국적인 요소가 가장 세계적이라는 진리, 한옥에 피어난 카페 농도의 정성과 마음
카페 농도의 황수경 대표는 어릴 적부터 비 오는 날 물방울이 곡선을 타고 떨어지는 처마의 아름다움에 반해 한옥에 살기를 바랐다고 한다. 평범한 자갈밭이었던 지금의 터를 구입해, 설계에서 시공, 정갈한 느낌이 드는 내부 인테리어에도 직접 참여하며 정성 들여 한옥을 지었다. 그리고 사시사철 바뀌는 주변의 경치를 즐기고픈 마음에 액자와 장식품 대신 한옥의 정취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벽을 통유리로 제작했다. 그래서 변하지 않는 명화와 달리, 카페 농도의 살아있는 ‘자연 액자’는 채광과 날씨, 계절에 따라 365일 단 한 순간도 같은 풍경을 만들지 않는다. 

오랜 시간 ‘차’를 공부해오고 다도에도 해박한 황 대표는 전통차와 꽃차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건강하게 담은 과실청 원액과 말린 꽃 등을 탄산이 아닌 맑은 물에 섞어 낸 음료로 어린이와 노약자, 임산부도 즐길 만한 자연스럽고 건강한 맛을 추구한다. 시그니처 메뉴로는 오미자차와 레몬가든차, 그리고 말차아보카도 아이스크림이 있다. 오미자차에는 모양을 낸 배와 레몬, 석류알이 들어가는 등 여러 공정을 거치는데 이렇듯 모든 메뉴가 여러 공정을 거치며 향과 맛도 좋지만 보기에도 아름답게 고객에게 제공된다. 또 한정식을 비롯해 쇠고기 전문점도 경영했던 황 대표는 요기를 할 수 있는 메뉴 중 하나로 우리나라 대표 음식인 비빔밥을 고객의 테이블에 올린다.

비빔밥에는 언양 떡갈비 조리방식으로 양념한 고기, 익힌 나물과 부드럽고 아린 맛이 없는 어린 생잎 등이 다시마로 지은 밥 위에 얹어지며 담백하고 싱그러운 풍미를 자아낸다. 그리고 기름을 써야 하는 달걀프라이 대신 삶은 달걀을 올리며 마치 꽃술을 드러낸 한 송이처럼 꽃처럼 플레이팅을 한다. 서울에서 전라도까지 비빔밥이 맛있는 집을 수없이 탐방한 결과로, 그릇도 비비기 좋은 깊이와 넓이, 담았을 때 아름다운 색과 모양까지 신경을 썼다. 이 비빔밥은 카페 농도를 다시 찾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식사메뉴로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평을 받는다. 덕분에 카페 농도는 울산 거주민들은 물론 외국 손님에게 한국의 정취를 체험하도록 하는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주변 경관과 어울리는 한옥의 매력처럼, 가족과 다름없는 고객들을 늘 반가이 맞는 곳
한옥에서 지내다 보니 전통문화에 대한 애착과 애국심이 날로 커진다는 황 대표는 한옥의 매력에 대해, 오래되면 노후해지는 현대식 건물과 반대로 세월이 고풍스러운 멋을 더해준다고 말한다. 그리고 유행을 타지 않는 본연의 색과 곡선이 주는 안정감과 편안함이 고객들에게도 전해지는 것 같다고 한다. 황 대표가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은 청결과 친절이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를 만지기만 해도 꼭 손을 씻고 메뉴를 만들게 하고, 고객이 작은 실수나 컴플레인을 하더라도 마음을 헤아리며 말을 거는 것이다. 그렇게 작지만 기본을 지키는 황 대표에게 있어 카페 농도는 사업장이 아니라 제2의 집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카페 농도는 내 집처럼 편안한 느낌이다. 주변 풍경처럼 실내는 언제나 청결하며, 노약자에게 의자를 빼 드리거나 추위를 타는 분께는 담요를 권하는 소소하지만 따뜻한 정다움이 있다. 언제나 레드오션인 한국 카페 시장에서 카페 농도는 전국 고객은 물론 파워블로거들의 시선을 단박에 끌며 울산의 명소로 떠올랐다. 덕분에 영업과 마케팅 비결 문의를 많이 받지만 황 대표에게 특별한 비결은 없다는 답이 들려온다. 매장을 집처럼 가꾸고 내 가족에게 건강하고 맛있는 메뉴를 권하듯 그저 가정의 살림을 하듯 했을 뿐이라는 거다. 

황 대표는 고객들이 삼삼오오 찾아와 화기애애하게 웃고 떠들거나, 풍경이나 한옥의 멋스러움이 좋아 먼 지역에서 차를 몰고 찾아오며 힐링하는 고객들을 볼 때 행복하다고 말한다. 올가을을 맞이해 단풍의 정취를 기대해도 좋다는 황 대표는 앞으로도 좋은 메뉴를 개발하고 한옥을 관리하며 주변 경관이 더 예뻐질 때까지 가꾸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니 더 나은 ‘카페 농도’가 될 때까지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하며 웃었다. 삭막한 도시에서 한 템포 느리게, 한숨 쉬었다 갈 수 있는 ‘카페 농도’의 멋스러움이 그 깊이를 더해갈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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